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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 2003년 주보
 
제 1248 호
연중 제 11 주일 2002년 06월 16일 (가해)
 
 
이주일의 말씀 : "저를 보내 주십시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이형문(안토니오) 신부 / 중방성당
이달의 순교자 : 김화춘 야고보 (? ~ 1816)     시복시성추진위원회 홍보분과
사제들의 세상보기 : 히딩크의 성공 비결     박영봉(안드레아) 신부 / 대구가톨릭대학교
말씀묵상 : 예수님이 여기 있어요!(마르 14, 43-52)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 / 프랑스 유학
5분 교리 : 죽은 이들의 부활 (2)     
 
 
이주일의 말씀
"저를 보내 주십시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사제로 살아가면서 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날이 가면 갈수록 직업이나 학문 등이 점점 세분화․전문화 되어 가고,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문화의 변화 속도도 빨라 져 도무지 따라 잡을 수 없고, 어디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지, 왜 문제가 되는 것인지 완전히 알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교회 안에서도 다양한 전문가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사제도 예외가 아니어서 다양한 전문가를 필요로 하고 있고 또한 현실적으로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전문가 평신도를 잘 활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사실 그들이 교회 안에서 주어지는 다양한 일들을 해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현대의 발달된 다양한 것들을 진취적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또한 각 분야에서 복음을 전하고 사목을 하고자 한다면, 그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제가 더더욱 필요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목자 없는 양과 같이 시달리며 허덕이는 군중을 보시고 불쌍한 마음이 드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ꡒ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그 주인에게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 달라고 청하여라ꡓ하고 분부하십니다.

급변하는 시대, 자신이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무엇이 옳고 그른지도 모른 채 자기 눈앞만 바라 보고 바쁘게 달려가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세월이 지나서야 '그게 잘못된 것이었구나'하고 판단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 복제 문제가 연일 메스컴에서 중요 관심거리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점이 있고 앞으로 또 어떤 문제점이 대두될 것인지 이 분야의 전문가뿐만 아니라 관련된 다른 분야에서도 많은 연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양한 전문분야에서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어야 할 의무가 우리 교회에 있지 않을까요? 교회의 전문 분야가 아니라고 뒷짐만 지고 있어야 할까요?

따라갈 수없이 빠른 변화로 점점 다양하고 전문화되어 가는 이 시대에, 각 분야마다 하느님의 뜻을 찾고 실현할 수 있는 하느님의 일꾼이 필요합니다. 목자 없는 양과 같이 시달리며 허덕이면서 헤매이지 않도록 목자를 보내 달라고 청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양한 분야에 '가서 하늘 나라가 다가왔다고 선포하고, 각 분야에서 앓는 사람을 고쳐 주고 죽은 사람은 살려 주고 환자들을 깨끗이 낫게 해 주고 마귀를 쫓아내는' 주님의 일꾼들을 청합시다.
어느 예언자가 말했던가요? 

"저를 보내 주십시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이형문(안토니오) 신부 / 중방성당

이달의 순교자
김화춘 야고보 (? ~ 1816)
김화춘 야고보는 원래 충청도 청량 고을 수단이 마을에서 태어나 경북 청송 노래산 신자촌에서 살았습니다. 그는 젖먹이 때 아버지로부터 믿음을 전해 받고 매일 기도를 드리며 성서를 읽던 온순한 사람이었습니다. 언뜻 보면 질그릇처럼 깨지기 쉬운 연약함마저 느끼게 하는 김화춘 야고보였지만 하느님을 섬기고 영혼을 구하는 데에는 어디서 솟아났는지 크나 큰 힘을 보였습니다.

 1815년 부활절 즈음에 청송에서 체포된 김 야고보가 대구 경상감영에서 혹독한 고문을 받을 때입니다. "배교하지 않으면 죽인다"는 유혹과 형벌이 거듭됐습니다. 그러나 성령 충만한 삶을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았던 김 야고보는 하느님이 주시는 가장 큰 은총인 순교를 향해서 이미 마음을 굳힌 듯 한치의 흔들림도 없었습니다. 
 
 "죄인 김 약고배는 사설(邪設, 천주교를 일컬음)을 깊이 믿어 누차 형벌을 받았으나 죽기에 이르도록 뉘우치지 않으니 요망하기가 최봉한(프란치스코)과 심히 다를 것이 없습니다 ㆍㆍㆍ."(일성록, 1815년 6월 19일)
 
 "여러 차례 살 길을 열어 주려 했으나 배교하지 않으므로 더 이상 사형시기를 늦출 수 없습니다."(일성록, 1815년 10월 18일)
 
 그는 을해년에 체포된 다른 신자 6명과 함께 사형선고를 받고, 20개월 동안 혹심한 옥살이 끝에 영혼을 천주께 맡긴 채 대구 관덕정에서 참수당했습니다. 김화춘 야고보가 피흘리며 치명당한 관덕정 그 자리에서 성교회의 싹이 돋아납니다.

시복시성추진위원회 홍보분과

사제들의 세상보기
히딩크의 성공 비결
"한국이 8강에 오를 때, 히딩크는 고국에 돌아갈 수가 없다. … 강제로 귀화당하게 된다. 한글로 된 히딩크 위인전이 나오게 된다…."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 있는 글이다. 이 글이 주보에 실릴 때는 이미 한국의 16강 진출여부가 결정되었을 것이다. 이 글은 48년 동안 염원하던 월드컵 1승을 거둔 직후에 적고 있으니까. 6월 4일 밤은 물론이고 다음날까지 대표팀이 거둔 첫 승리 이야기였고, 히딩크를 칭찬하는 이야기였다.

 사실 히딩크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기량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 그렇지만 히딩크가 우리 대표팀의 감독을 맡은 후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국제 대회에서 우리 팀이 질 때마다 사람들은 그 책임을 히딩크에게 돌렸다. 그러나 그는 주위의 비판에 전혀 굴하지 않고 자기식대로 대표팀을 훈련시켰다. 그는 무엇보다도 치밀한 장기 프로그램으로 선수들의 체력을 강화시켰다고 한다. 많은 축구인들이 그런 그를 비웃었으나 그가 이루어낸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운동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체력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는 아무도 그런 시도를 하지 않았을까? 지금 당장 결실을 내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이리라.

  히딩크의 성공을 보면서 신학생 새내기들을 데리고 생활하는 나 자신을 돌아본다. 당장 바뀌지 않는 그들을 보면서 혼자서 고민도 많이 했었는데…. 정작 내가 해야 할 일은 가장 기초적인 것임을 새롭게 깨닫는다. 그것은 예수님의 새 계명을 사는 것,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리라.

박영봉(안드레아) 신부 / 대구가톨릭대학교

말씀묵상
예수님이 여기 있어요!(마르 14, 43-52)
저도 한 인간이지요. 천주교 신부가 된다고 인간이 아닌 건 아니지요. 제 삶의 부조리를 합리화하기 위해 ꡐ나도 인간이다ꡑ라고 외치는 건 절대 아니구요. 다만, 인간인 나 자신에 대한 깊은 반성을 하고파 가끔씩 ꡐ너도 인간이냐?ꡑ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곤 하지요. 

  하느님의 모습이 온누리에 두루 퍼져나가게 하는 데 있어 자그마한 힘이라도 보태려 사제의 직분을 받았지만, 제 모습에 가려져 있는 하느님의 슬픈 얼굴은 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지, 도대체 인간다운 구석이, 사제다운 구석이 있는지…. 늘상 돌이켜 보게 합니다. 

  오늘 예수님이 잡혀가셨습니다. 제자 중 하나였던 유다가 살며시 다가와 예수님을 포옹합니다. 잡아가야 할 사람이 바로 이 예수임을 알리려 스스로 길잡이 노릇을 하고 나선 유다, 제 자신이 걸어야 하는 그 길의 긴장감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저기 예수가 있다, 저기 너희들이 믿는 진정한 신이 서 계신다…." 이렇게 외쳐야 하는 게 제 삶의 구체적 실천이겠지만, 뒷편 어둑한 곳에서 나에게 떨어지는 이익이 도대체 무엇인지 따져보는 서글픈 모습 또한 제 삶의 한 부분임을 부끄러이 껴안아 봅니다. 

  제가 행하는 모든 행위들이 예수를 고발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음을 깨닫습니다. 참신한 '신부님'으로 늘 예수님을 알리고파 하지만, 자칫 나를 챙기고, 그 뒤에 예수님을 챙길 수 있는 속물근성을 되짚어 봅니다. 저는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예수님을 팔아먹을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제 모습 어느 한 부분으로 인하여 예수님이 잡혀가신다면 전 어떡해야 하나요?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 / 프랑스 유학

5분 교리
죽은 이들의 부활 (2)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증인들", 그들은 "그리스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다음에 그분과 함께 먹고 마셨습니다"(사도 10,41 참조). 그리고 그 이후 모든 세대의 신앙체험으로, 부활하신 주님께서 말씀 안에서, 성사 안에서, 성인들 안에서, 가난한 이들 안에서 우리 곁에 계시며, 그리고 신앙을 통하여 우리 마음 안에 살고 계신다(에페 3,17 참조)는 것이다. 

 두 번째 근거는 창조에 대한 믿음이다. "주님은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시며, 주님이 만드신 그 어느 것도 싫어하시지 않는다. 주님이 미워하시는 것을 만드셨을 리가 없다"(지혜 11,24). 

  하느님께서는 피조물을 지탱하시고 이끌어 가신다. 물질적인 삼라만상은 사라지게 되고, 또한 삼라만상의 일부인 우리 육체도 사라진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새 하늘과 새 땅이 약속되어 있다.